월경과다의 진단, 월경량의 객관적인 측정이 중요합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비정상 자궁출혈에 대한 원인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월경과다의 진단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월경과다의 진단
월경과다는 가임기 여성의 최대 50%가 경험하는 흔한 문제로, 한 번의 월경주기에서 총 월경량이 80mL를 초과할 때 진단 가능합니다.** 월경량을 측정하는 표준 검사법은 1964년 Hallberg와 Nilsson이 확립한 **알칼리성 헤마틴 추출법(Alkaline hematin extraction method)입니다.

출처 https://www.slideshare.net/cfrankovic/alkaline-hematin-sales-sheet-kcas2014
환자가 사용한 생리대의 월경혈 샘플을 채취하여 알칼리성 용액을 첨가하면 헤모글로빈이 알칼리성 헤마틴으로 전환됩니다. 이를 Colorimeter, Hemoglobin Meter, Clinical Chemistry Analyzer 등을 사용하여 측정하는 방법이 Alkaline hematin extraction method입니다.알칼리성 헤마틴 추출법은 가장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검사법이지만 단점이 있습니다. 환자가 생리기간에 사용한 생리대를 차곡차곡 모아서 병원에 가져와야한다는 불편함이 있고, 검사 비용도 많이 들어 실제 임상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연구실에서만 활용하고 있습니다.** > Pad count의 부정확함 1960년대 알칼리성 헤마틴 추출법은 개발되었지만 과정이 번거롭고 검사장비가 비싸다보니 대부분의 산부인과에서는 생리 기간에 사용한 생리대의 개수를 세어 월경량을 측정하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개인별로 생리대를 사용하는 것이 너무 다양했던 것이죠. 월경량의 측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던 Higham은 생리대 개수를 세는 것이 얼마나 부정확한지 발견하게 됩니다. 한 연구에서 생리기간 동안 18개의 생리대를 사용했다는 환자 2명이 있었습니다. 생리대의 개수로 월경량을 측정한다면 이 두 환자의 월경량은 동일합니다. 사용한 생리대의 개수가 똑같았으니깐요. 하지만 알칼리성 헤마틴 추출법으로 실제 월경량을 측정해본 결과 1명은 32ml로 정상월경이였고, 다른 1명은 399ml로 심한 월경과다였습니다. 생리대를 자주 교체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보니 생리대를 사용하는 습관에 따라 무려 12배 이상의 오차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오차를 보완하기 위해 Higham은 그림표 설문지인 Pictorial Blood loss Assessment Chart를 개발하게 됩니다.**
PBAC란?
Higham이 1990년 개발한 그림표 설문지인 Pictorial Blood loss Assessment Chart는 최근까지도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줄여서 PBAC라고 부르는데요.**
바로한의원의 PBAC 생리일지 위 PBAC는 바로한의원에서 사용하는 PBAC입니다. 월경량을 측정하기 위해 PBAC Scoring system라는 계산법이 있습니다.**
월경기간 사용한 생리대를 조금 적신 개수, 반쯤 적신 개수, 다 적신 개수, 다 적셔 넘친 개수로 분류하고 각각 1, 5, 20, 25를 곱하여 그 합을 구합니다. 탐폰의 경우 1, 5, 10, 15를 곱합니다.
그 다음 2cm 이하의 작은 핏덩어리는 개당 1점, 2cm 넘는 큰 핏덩어리는 개당 5점을 추가합니다. 이렇게 산출된 월경지수(Menstrual index) 100을 월경과다의 진단 기준으로 정하였을 때 민감도 86%, 특이도 89%라고 보고하였습니다.** 실제 월경량이 80mL이 넘는 100명 중 86명을 월경과다로 제대로 진단해냈고, 월경량이 80mL이 넘지 않는 정상 월경 환자 100명 중 89명을 정상 월경으로 판별하였습니다. 이처럼 PBAC는 월경량 측정의 정확도와 편리성 사이에서 좋은 밸런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월경과다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전반적으로 평가하는 설문지인 Menorrhagia outcome questionnaire, The generic short form 36(SF-36)와 함께 PBAC를 사용한다면 좀 더 객관적으로 월경과다를 진단하고 치료에 대한 반응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또한, 환자 스스로 월경량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자가 측정했을 때 비정상 자궁출혈을 발견되면 빠른 시일내에 진료를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참고로 생리대 재질이 계속 바뀌다보니, 최근 제조된 생리대를 활용하여 커브 분석기법을 사용한 후속연구들에서는월경지수 130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보다 신뢰도가 높다고 합니다. > Menstrual pictogram PBAC 이후로 후속 연구들이 이어졌고, 보다 직관적인 그림 설문지 "Menstrual pictogram"이 개발되었습니다. 개인별로 생리대를 사용하는 습관이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낮에는 생리대가 다 젖지 않아도 찝찝하니 빨리 교체합니다. 하지만 야간에 특히 잘 때는 깨지 않으면 생리대를 바꾸지 않으니 수면 중 월경량이 과소평가된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또한, PBAC Score system이 곱하고 더하고 그 과정이 번거롭다보니 좀 더 직관적으로 개선할 필요성이 있었습니다. PBAC를 주간/야간을 나누고 생리대를 적시는 정도를 기존 4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하여 mL로 환산한 그림표가 바로 Menstrual pictogram입니다.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27168455_A_systematic_review_of_methods_to_measure_menstrual_blood_loss**
제가 산부인과 진료 초기에는 위와 같은 Menstrual pictogram을 사용했었습니다. 하지만 선택 항목이 많다보니 환자분들이 헷갈려하시고 잘못 기록해오는 경우가 생기더군요. 아무래도 PBAC보다는 항목이 복잡하다보니 설문지를 작성하는 것 자체가 귀찮아합니다.
우리 임상 현실에는 간결한 설문지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되어 저희 한의원에서는 PBAC를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임상연구에 많이 활용되는 PBAC이지만, 그동안 국내 한의학계에는 PBAC를 활용해 월경량을 평가했던 증례보고가 없었습니다. PBAC를 장기간 활용해보니 임상적으로 상당히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어 더 많은 한의사 동료분들이 쓰셨으면 하는 마음이 항상 있었고, 경희대 한방부인과 교수님들과 함께 논문으로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포스팅은 월경과다의 치료에 대하여 다루도록 하겠습니다.